2024. 3. 9. 18:59ㆍ작업/UXUI 디자인
디자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코드잇 프로젝트.
마지막 기수의 졸업 프로젝트에 참여할 디자이너와 백엔드를 구하는 내용이었다.
소정의 참여비도 지급되고, 개발자와의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쌓기 좋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지원을 했다.
면접을 통해 최종 참여가 확정되었고, 최근 프로젝트가 마무리 되서 회고 겸 기록으로 작성한다.
1. 기획부터 삐그덕
첫 팀 미팅은 공식 시작일보다 이른 날에 진행되었다.
모두가 함께 기획 아이디어를 소통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윤곽이 보이지 않았다.
고민 끝에 나는, 각자 아이디어를 찾고나서 다음 미팅 때 재논의 하는 것을 제안했다.
팀원들은 모두 동의하여 첫 기획 미팅은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두번째 미팅에서는 각자 찾은 자료를 기반으로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그럼에도 아이템은 결정되지 못했다. 또한 어딘가 이야기가 삐그덕거렸다.
몇 번의 팀미팅을 한 결과, 우리는 프로젝트에 대한 서로의 목적성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프론트 개발자 분들은 개발 친화적 포트폴리오가 목적이었고,
디자이너인 나와 백엔드 2분은 실제 서비스 오픈부터 운영까지 할 수 있는 프로덕트를 만들어 보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기획에 대한 관점이 많이 상이했고, 초반 얼라인이 되지 않았다.
2. 방향의 중요성
코드잇 프로젝트는 1달 남짓의 짧은 기간으로 이뤄진다.
우리는 서로의 입장 차이를 고려하며 프로덕트의 방향성을 먼저 논의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어느 정도 상용성 있는 프로덕트를 만든다'가 최종 목적으로 설정되었다.
방향성이 맞춰지자 쏟아져 나왔던 아이디어들 중, 각자 투표를 하고 이유를 말했다.
이를 기반으로 여러가지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최종적으로는 '캠핑 예약 플랫폼'으로 정해졌다.
3. 프로덕트의 존재를 위한 데스크리서치
보기 좋은 페이지로 구성된 프로덕트를 과연 사용자에게 필요한 프로덕트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어떤 차별성을 가져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했고, 이를 위해 데스크 리서치를 진행했다.
나의 경우에는 유사 서비스보다 '우리의 프로덕트가 사용자에게 어떤 도움이 줄 수 있는지, 무엇을 해결할 수 있는지' 를 중심으로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파악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시설의 낙후가 많은 캠핑장들
- 기후 및 기타 사유로 인한 계약 해지 시 100% 환불 불가
- 불리한 계약 해지 약관
- 캠핑장 측에서의 이유불문 계약 취소
- 캠핑 설치는 번거롭거나 1~2시간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 장비 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초보자는 구비하기 부담된다.
- 등록되어 있지 않은 곳으로 찾아가는 고수 캠퍼가 존재한다.
- 주 이용 고객은 40-50대이며, 가족 단위가 많다.
- 혼자 캠핑을 가는 경우는 생각보다 적다.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지만 주관적으로 '환불 불가와 계약 해지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해당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없는 유사 서비스들
2. 높은 비율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중심 문제
사용자의 핵심 문제이면서 경쟁력도 있을거라 생각되었다.
하지만, 위의 문제는 정책이나 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에 가까웠다.
그래서 우리는 기능과 디자인 측면에서 유사 서비스에는 없는 것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 다른 서비스에서는 공통적으로 일반적인 예약 서비스만 진행되고 있다. (ex 캠핑장 종류, 예약 서비스, 커뮤니티 등)
-> 캠핑장 위치의 경우, 외부 지도 사이트로 랜딩되어 확인해야만 한다.
-> 전반적으로 밝은 컬러를 띄고 있다.
우리가 설정한 프로덕트의 차별성
1. 나의 성향에 맞는 캠핑장을 추천해 주는 기능(키워드 기반)
2. 지도 기반으로 확인/검색 가능
3. 차분한 힐링 무드
-> 퍼스널 시대에 맞춰 개인 성향에 맞는 캠핑장을 찾아주는 서비스
-> 힐링 무드를 지닌 룩이 없는 차별점
4. 순탄한 작업을 위한 기능 명세와 일정 산정
프로덕트의 방향성이 정해지자, 우리는 노션을 통해서 기능 명세를 작성했다.
이를 기반으로 노션 캘린더에 산정한 일정과 작업 순서를 기록했다.
프론트 개발은 디자인이 완료되어야 진행이 가능하다.
우리의 프로젝트는 키워드 기반의 데이터 연동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성향 파악을 위한 테스트 페이지부터 진행했다.
프로덕트의 로고나 컨셉, 이미지 등은 가장 마지막에 작업하는 것으로 구성했는데,
이유는 개발에 크리티컬한 연결 작업이 아니기 때문에 마지막에 삽입되어도 문제가 없고 시간 절약도 된다고 판단되었다.
그렇게 작업이 진행되고 있을 때, 사장님 페이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 웹 ,태블릿, 모바일 반응형으로 잡고 있었기 때문에 사장님 페이지까지 기획/디자인을 고려한다면 시간이 많이 촉박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논의 끝에 사장님 페이지는 인원수가 많은 프론트 쪽에서 개발 편의적으로 제작하게 되었다.
5. 반응형 디자인을 위한 고민
전체 반응형으로, 페이지 별로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모든 페이지의 브레이크 포인트를 동일하게 설정하고 싶었지만, 사이드 프로젝트라서 그런지 디자이너로써 디테일을 챙기고 싶다는 욕심이 스멀스멀 생겼다.
그 결과, 몇몇 페이지는 브레이크 포인트가 상이하게 되었다.
감사하게도 개발자 분들은 이를 구현해 주시기 위해서 노력해 주셨다.
이전 경험을 봤을 때, 반응형 페이지는 특정 구간에서 꼬이거나 이상하게 보이는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개발 공수가 많이 들어가거나, 어려움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씀을 요청드렸다.
하지만 나의 걱정과 달리, 이 또한 경험이라며 다들 멋진 실력으로 굉장히 깔끔하게 모든 반응형을 구현해 주셨다.
심지어 문제가 되는 부분이 많지도 않았을 뿐더러, 큰 문제도 아니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 분들께 감사하면서도 동시에 죄송함도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실무에서는 보통 더 단순하게 브레이크 포인트를 잡을 거라고 말씀드렸다..)
6. 예상치 못한 위기
어느 날, 백엔드 2분이 팀을 이탈했다.
초기부터 팀 미팅 참석이나 작업이 잘 이뤄지지 않았던 1분으로 인해서 다른 1분까지 함께 이별하게 되었다.
백엔드의 부재는 매우 컸다.
프론트가 구현을 해도 API 연결이 없어 기능 구현 확인이 이뤄지지 못했다.
다급하게 코드잇의 개발 멘토님들께서 백엔드를 맡아주시게 되었다.
7. 예상치 못한 위기2
취업 준비를 함께 하고있던 나는 갑작스런 큰 현타를 느꼈다. 이는 한 순간에 나를 무기력으로 이끌었다.
그 동안의 노력과 학습이고 뭐고 그저 모든 것을 놓고 싶었다.
하지만 프로젝트 작업을 놓지는 않았다. 아니 못했다.
디자인을 다 해야만 개발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우리의 시간은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멍하니 있다가도 책임감 하나로 몸을 일으켜서 작업을 했다.
한달에서의 일주일은 긴 시간일 것이다. 무기력 속에서 팀원들과 미팅을 할 때는 재미를 느꼈다.
그 덕분인지 다시 자연스럽게 정신을 차리면서 생기가 돌아오게 되었다.
7. 위기로 인한 여파
애석하게도, 백엔드의 이탈과 일주일의 무기력으로 인한 여파는 있었다.
물론 작업은 지속했기 때문에 개발 일정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모달 등 디테일을 놓쳐서 개발팀에서 먼저 확인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일반적이었다면 당연하게 챙겼을 부분들이라서, 스스로 많은 아쉬움과 죄송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동시에 놓치고 있던 부분을 캐치해 주는 개발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아 이것이 팀이고 협업인 거구나.
그리고 좋은 동료를 만난다는 행복을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8.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달 동안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완주를 위해 시간을 쏟았다.
(차후 회고를 통해 들었을 때, 백엔드 탈주 사건은 전반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무슨 일이든, 끝까지 해 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결과는 결과에 도달하기 전까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9. 좋은 팀을 만난다는 것
좋은 팀을 만난다는 건 좋은 프로덕트를 만드는 것만큼 어렵다고 생각한다.
감사하게도 우리 팀은 존중과 배려를 알고, 성장에 열의가 있는 분들이었다.
가끔 실수가 있거나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더라도, 서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런 팀이었다.
좋은 프로덕트를 만나거나 설계할 때 기쁨도 크지만, 무엇보다 좋은 팀과 함께 작업할 때의 기쁨은 훨씬 큰 것 같다.
9. 오프라인 작업의 이점
모든 디자인을 2주 남짓에 완료하고, 남은 2주 동안은 다테일과 로고&무드와 QA를 진행했다.
명확한 QA를 위해 3일은 오프라인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항상 온라인으로 목소리만 듣던 팀원들은 아주 친절하고 다들 열의가 높았다.
공용 회의실에서 큰 모니터를 통해 다 같이 구현된 디자인과 기능을 페이지 별로 확인했다.
웹, 태블릿, 모바일 각각 파악하면서 디자인과 개발의 얼라인을 맞추기 위해 서로 노력했다.
10. 다른 팀의 반응
코드잇에서는 중간 점검과 최종 발표가 있다.
중간 점검에서 우리의 프로덕트는 뜨거운 반응을 받았다.
의외로 디자인 반응이 좋아서 주관적으로는 머쓱하기도 했다.
(내가 디자인해서 그런지, 아니면 나의 욕심이 높은건지.. 내 눈에는 완성도가 높거나 이쁜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또한 UX/UI디자이너는 단순히 룩이 이쁘다고 해서 디자인 실력이 좋다고 말하기에는 어려운 것 같다. 주관적인 것이다 보니..)
모두가 웹,태블릿,모바일 반응을 할 줄 알았는데 우리팀만 모든 반응형이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도 좋은 반응들을 얻을 수 있었다.
최종 점검 때는 면접 때문에 참석을 못했지만, 마찬가지로 디자인과 구현 반응이 뜨거웠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직접 참석해서 보고 싶었는데 ㅠㅜㅠ)
11. 결과
백엔드 탈주로 인해 마지막 날까지도 구현을 해야했지만, 여차저차 완주를 했다.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개발팀과의 커뮤니케이션과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나 자신에 대해서나 필요한 역량에 대해서도 느낄 수 있었던,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도메인도 설치하고 배포도 완료되었다.
오로지 혼자 디자이너로 참여한 사이드 프로젝트가 배포까지 이뤄진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신기하면서도 감회가 새롭다.
프로젝트 초반, 우리는 최종 발표 이후에는 유저 데이터 수집 및 서비스 운용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었다.
그래서 회고에서 2시간 가량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회고에서 느낀 점과 앞으로의 방향성 등을 정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