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의 탄생 과정과 기술 이야기(1)

2023. 10. 16. 23:53기록/UXUI 스터디

나는 '플레이브' 그룹을 몇주 전에 알게 되어 팬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알고리즘에 떴고 바로 시청했다.

(플레이브를 알게된 후 게임쪽 취준을 하는 동생에게 물어볼 정도로 그들의 기술이 굉장히 궁금했기 때문에 무조건 보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내용이 굉장히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내용이 길기 때문에 1부와 2부로 나누어서 작성하고자 한다.

1부는 전반적인 문제 및 해결에 대해

2부는 기술 문제 및 해결에 대해 다루고 있다.

 

 


 

1. 플레이브란 무엇인가?

우선 플레이브는 '블래스트' 라는 기업의 버추얼 기술을 이용한 2D 아이돌 그룹이다.

그 동안 버튜버가 많이 보여졌다면, 플레이브는 외관이 2D일 뿐 그 외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아이돌 그룹과 동일하다.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

 

일반 아이돌처럼 공중파 음악 방송, 라디오, 실시간 라이브 등을 진행한다.

 

 

2. 블래스트는 어떤 기업인가?

블래스트는 전문 VFX 기업으로, 언리얼 엔진을 이용해서 시네마틱과 라이브를 동시에 접목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2D 애니메이션으로 버추얼 라이브 영상을 제작하고, 해당 기술을 이용하면 영상 제작 파이프라인을 혁신하는 동시에 버추얼 라이브라는 새로운 기획을 창출할 수 있다고 어필하여 투자를 받았다.

 

2D애니메이션으로 버추얼 라이브 데모를 진행했던 블래스트

 

투자를 받은 이후에는 시네마틱 파이프 라인을 개발하며 노하우를 쌓아갔다.

(관련 기사 : https://zdnet.co.kr/view/?no=20220325110443 )

IPX사의 '웨이드' 시네마틱 영상 (그런데 캐릭터가 엘리멘탈의 웨이드와 너무 흡사하다)

 

1년 반 동안 시네마틱과 라이브를 구축할 수 있는 통합 파이프라인을 개발한 블래스트는, 본격적으로 자신들만의 IP를 만들기로 했다.

 

 

3. 어떤 모델로 시장을 공략할 것인가?

블래스트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떤 버추얼 모델로 시장을 공략할 것인가' 였다.

당시 메타버스 열풍으로 많은 기업들이 '실제 사람 같은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만드는데 열을 올렸다.

 

[실사 버전의 모델에 대해서]

- 예쁘고 잘생긴 실제 사람과 비슷한 모델을 만든다는 것 = '예쁘고 잘생긴 사람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어필하겠다' 는 의미

- 타겟층의 니즈 : BTS, 뉴진스, 에스파 등

 

- 블래스트의 생각

1. 이 타겟층은 실제 사람과 비슷하기 위해 노력하는 버추얼 휴먼은 이미 좋아하던 것이 더 안 좋아지게 될 것이다.

2. 실제 사람과 분간할 수 없는 어떤 특이점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역체감이 줄어드는 정도일 것이다.

3. 대중이 버추얼 휴먼에게 사람과 동일한 가치를 느끼기까지는 몇년이 걸리지 알 수 없다.

4. 타겟이 가치를 느껴야 IP의 지속 가능성을 논할 수 있지만, 실사 스타일은 그 시기 가늠하기 어렵고 원하는 가치를 제공할 확신도 없다.

 

- 결론 : 연예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버추얼 휴먼이 더 낫거나 최소한 동등한 매력을 느껴야 한다.

 

 

 

[만화 스타일의 모델에 대해서]

- 타겟층의 니즈 : 만화, 애니메이션, 소설 등 서브 컬쳐

 

- 블래스트의 생각

1. 이 타겟층은 이미 만화 스타일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기존의 좋아하던 것이 더 좋아지게 되는 결과가 될 것이다.

2. 정적으로 존재하던 가상 인물이 살아 움직이고 방송을 통해 소통도 가능해지니 기존보다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3. 작은 기술 개발에도 즉시 가치 증가가 될 것이다.

4. 블래스트가 지닌 기술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확신이 있다.

 

- 결론 : 정적인 기존 매체가 동작 및 소통을 하면 더 매력을 느낄 것이다.

 

 

이러한 분석으로, 블래스트는 사업 초기부터 만화 스타일의 IP에 집중한다.

 

 

4. 만화 스타일의 버추얼 시장 규모 (경쟁사 분석)

이미 일찍부터 성공한 기업들이 있고, 시장도 포화 상태이다.

대표적인 버튜버 소속사인 홀로라이브와 니지산지(ANY COLOR)의 구독자 수를 합치면 1억명이 넘는다.

 

버튜버 대표 기업인 홀로라이브와 니지산지(ANY COLOR)

 

만화 스타일로 뛰어들면 홀로라이브와 니지산지와 같은 기업과 경쟁해야 한다.

 

- 2D 버튜버의 강점

1. 캐릭터와 일러스트와 웹캠만 있으면 집에서 바로 방송이 가능하다.

2. 저렴하고 보편적인 기술이다.

3. 상반신만 움직이는 낮은 퀄리티이지만, 그만큼 쉽고 빠르게 시작할 수 있다.

 

- 홀로라이브와 니지산지의 성공 전략

IP당 매우 적은 비용을 투자하는 만큼 다양한 스타일로 많은 버튜버를 운영하는 MCN 모델로 시장 공략

 

 

5. 블래스트의 문제점

- 문제점

1. 블래스트는 높은 기술력으로 퀄리티가 높은 만큼, IP 하나 하나 공들여서 어렵고 느리게 만들어나갈 수 밖에 없다.

2. IP 확장성도 느리고 방송을 켤 수도 없기 때문에 홀로라이브와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면 지속 가능한 IP를 만들기는 어렵다.

 

 

6. 블래스트의 해결 방향

같은 시장에서는 문제가 많기 때문에, 블래스트는 더 많은 노력을 들인 만큼, 더 넓은 대중들에게 가치를 제공하기로 한다.

 

기존의 만화 스타일의 버츄얼 휴먼은 일본 애니메이션 스타일이 대부분이다.

 

- 해결 방향

1. 일상적으로 즐기는 웹툰이 만화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대중성을 높일 수 있다.

2. 글로벌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K팝을 장르로 공략해 보기로 한다.

 

- 최종 프로덕트 방향성

웹툰 스타일+K팝+높은 기술력 = 모두에게 통할 수 있는 버추얼 아이돌 엔터테인먼트

 

 

 

7. 프로덕트 설계 과정

원화 일러스트로 원하는 방향성을 잡았다. (초기 디자인 낙디님)

멤버 예준을 시작으로 작사, 작곡, 안무, 프로듀싱까지 직접 가능한 멤버들이 모이며 그룹 '플레이브'가 만들어졌다.

22년 3월, 첫번째 앨범 '기다릴게' 싱글로 공식 데뷔를 거쳐 반년만에 급성장을 했다.

 

- 데뷔곡 '기다릴게' : 7만 5천부 판매

- 23년 9월 발매한 '여섯번째 여름' : 초동 판매 20만부 돌파

 

 

이렇게 플레이브는 유튜버 구독자 40만명, 뮤직비디오 500만 돌파를 기록하며 아이돌의 새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개인적으로 느낀 점

 

우선, 블래스트의 가설들이 검증을 통해 나온 것인지는 영상에 나오지 않아 자세하게 모르겠지만, (아마 작은 검증이라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시장 분석부터 문제점, 그리고 해결 방안까지 도출해 내는 과정이 굉장히 재미있었고 논리적이라고 생각되었다.

단순히 실사 스타일을 만드는 것이 아닌, '왜 실사 스타일을 만들어야 하는가?', '실사 스타일은 시장 공략에 유리한가?', '우리가 실사 스타일을 제공함으로서 타겟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가' 등 다방면에서 고민하고 결정하는 과정이 굉장히 인상깊고 프로덕트 방향성이란 이렇게 잡아나가는 것이라는 걸 엿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시장 규모 분석 및 방향성 정립 과정도 흥미로웠다.

기존 시장에서는 불리한 위치라는 것을 객관적으로 파악하여 자신들에게 유리하면서도 대중들에게 수용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 결국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특이점에 도달하는데 그것을 도전하고 개척해 가는 모습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기존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MBC산하에서 독립했다고 하는데 VCX 전문 업체라고 하는 걸 보면 방송/엔터와는 거리가 멀 것이라 예상된다.) 현재까지 굉장히 잘 운영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아이돌과 팬의 관계성, 그리고 엔터 업계에 대해서도 상당한 공부를 한 것 같다.)

 

나는 UX/UI 디자이너이지만(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진화중), '버추얼 휴먼'이란 이제껏 다뤘던 프로덕트와는 다른 프로덕트였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나와는 먼 분야이다. 하지만 영상에서 본 그 과정은 디자이너로써 많은 도움이 되는 내용이었다.

 

가설의 발상이 뾰족하고 모든 과정이 객관적이었고, 그로인해 명확한 가치 제공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고작 반년 만에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블래스트'라는 기업의 행보를 앞으로도 지켜보고자 한다.

 


 

첫 단에서도 언급했지만, 나는 몇주 전부터 플레이브를 알게 되어 팬이된 상태이다.

(재미있게도 플레이브를 좋아하게된 경위는 '기술 오류 모음' 영상이었다. 오류에 대한 멤버들의 대처가 굉장히 유머스러운 것이 매력으로 다가왔다. 참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사실 나는 버추얼 휴먼 자체에 대해 그리 긍정적이지 않은 편이다.

만화 스타일의 버츄얼 휴먼은 버튜버로 접했다. 그들은 모두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모습으로, 무의식적으로 '굉장히 강한 오타쿠가 보는 영상' 이라고 느꼈던 것 같다.

실사 스타일의 버츄얼 휴먼은 글 내용에도 나와 있듯이 이질감이 가장 컸다. 단 0.1초라도 어색하거나 기계적인 모습이 포착된다면 이질감과 동시에 거부감을 느꼈다.

 

그래서 플레이브의 영상을 봤을 때 나는 굉장히 놀라지 않을 수 없았다.

분명 모습은 2D인데 언행은 사람처럼 굉장히 매끄러웠다. 보면 볼수록 신기했다.

처음으로 버츄얼 휴먼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지 못했던 순간이기도 했다. 뒤에 사람이 있다고 해도 버튜버는 '사람'으로 느껴지지 못했는데 블래스트가 보여준 플레이브는 '사람'으로 느껴졌다.

(어렸을 때라면 몰라도 현재의 나는 좋아하는 만화나 소설 등이 없지만, 웹툰은 꾸준하게 보고 있다. 그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플레이브는 처음 접했을 때 부터 시각적 이질감을 느끼지 못했다.)

 

플레이브 영상의 덧글을 보면 이런 내용이 많다.

'버추얼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나 역시 그러하다. 버추얼이라고 무의식적으로 이건 못할거야, 저건 어색할거야 등의 고정관념이 있었다.

블래스트의 기술력은 그런 고정관념을 깨부시는 것을 넘어서 2D일지언정 그들을 있는 그대로의 '사람'으로 느끼게 해 준다.

 

나는 플레이브가 여타 다른 아이돌들과 다르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들이 온전히 사람으로 느껴지고 일반 아이돌처럼 느껴진다.

물론 현재도 오류가 보인다. 하지만 오히려 그 '오류'가 그들만의 '매력'으로 승화된다.

(최근 여행을 통해 만난 사람 역시 플레이브의 팬이었는데, 나 처럼 오류 영상을 보고 팬이 되었다고 말했다.)

 

얼마나 큰 기술인지 모른다. 버추얼 기술이 이 정도까지 왔으며 앞으로 얼마나 더 발전할지 기대될 정도이다.

(블래스트의 개발진은 버추얼 업계에서도 실력적으로 손에 꼽는 사람들이 모여있다고 하며, 2명 이상이 동시에 라이브로 진행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 것이냐며 혀를 내두른다고 한다.)

 

2부에서는 기술 내용을 다루는데, 기술에 관한 느낀점은 해당 글에 작성하고자 한다. (기술 부분이 더더욱 흥미로운 내용이다)